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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말 좋아해서 몇번을 다시봤던 영화 '소공녀'를 추천하는 글을 작성합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아동소설인 '소공녀' (원제 A Little Princess)를 교훈을 모티브로 삼아만들었기에 제목이 '소공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원작의 주인공인 '세라'는 힘든 삶이지만 모든 상황을 즐기고 상상하고 스스로 공주라고 암시를 하며 그 과정을 견뎌나가는데 한국 영화 '소공녀'의 미소가 바로 그러한 인물로 '집'은 없지만 하루 한잔의 위스키와 담배라는 확실한 취향이 있는 여성입니다. 긍적적이고 밝지만 '미소'(배우 이솜 연기)의 다소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을 통해 현대 사회의 삭막함을 꼬집음과 동시에 당신은 '어떻게 살것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집없는 미소의 이야기
새해가 되면서 집세가 오르고 또 '미소'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될 담배와 위스키 가격도 올랐지만 일당은 그대로인 현실에서 미소는 엉뚱하게도 담배를 끊거나 위스키를 줄이는게 아닌 '집'을 포기합니다. 당황스러운 주인공의 선택에 어리둥절 하며 처음부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몰입하게 되는데 이해는 잘 안되긴 하지만 '미소'에겐 그저 '집'만 없을 뿐 자신이 좋아하는것과 삶은 변하지 않습니다.
집이 없어진 뒤 과거 자신이 속해있던 밴드의 멤버들의 집을 찾아가 하룻밤을 청하는데 그 과정에서 조연 한사람 한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봅니다. 그들이 어떤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지 또 그들의 인생에 비추어 현실의 미소를 어떻게 평가하고 자신의 인생에 투영하는지를 통해 단순한 픽션을 시청함에 그치지 않고 깊은 메시지를 전하게 됩니다.
그렇게 펼쳐지는 이야기는 현대판 소공녀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아직 보시지 않았다면 시청을 추천 드립니다.
이솜 인생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역대급 캐릭터
저는 평소 TV를 잘 보지 않는 편이라 '이솜'이라는 배우를 이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전의 작품에서의 연기를 전혀 알지 못했고 글을 쓰는 시점인 지금은 이솜이 출연한 여러 작품들과 캐릭터들을 알고 있지만 여전히 이솜의 인생 캐릭터는 소공녀의 '미소'라고 생각합니다.
미소가 이솜인지 이솜이 미소인지 길 걷다가 마주칠 것만 같은 진짜로 현실에 미소가 있는 사람일것 같이 연기합니다. 2018년 개봉한 영화의 성적은 손익 분기점인 10만명 돌파는 실패했지만 평론가 이동진은 2018년 연말 결산에서 한국 영화 베스트 5위로 이 영화를 뽑을만큼 완성도가 좋은 작품입니다.
전고운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이 작품을 통해 전고운 감독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글을 쓰면서 조사하다보니 올 초에 아주 재밌게 봤던 티빙시리즈 LTNS (Long Time No Sex)의 연출과 극본 감독이었네요. 그 한마디로 모든 설명이 다 가능할 듯 합니다. 연출의 귀재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내와 저 모두 감탄을 마지못하며 보았습니다. (다음 추천글을 LTNS로 해야겠네요 이렇게 작품이 연결되고 글감도 연결되는게 참 신기합니다.)
알게 된 후 생각해보니 '소공녀'도 'LTNS'와 비슷하게 일종의 블랙코미디의 줄기인것 같아요. 감독께서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연출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고운 감독은 1985년 생으로 경상북도 울진군 출신이고 건국대 한예종을 거쳐 2018년 '소공녀'로 제39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게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제27회 부일영화상 신인감독상, 제38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감독상, 제17회 뉴욕아시아영화제 타이거언케이지드 최우수 장편영화상, 제55회 대종상영화제 시나리오상과 신임감독상을 받으셨네요. (2018년 '소공녀'로만 받은 상)
현재는 '광화문 시네마'의 공동 대표라고 하네요. 그리고 아직 딱 그렇다고 판단할 순 없지만 이솜과 안재홍이 전고운 감독님의 페르소나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공녀와 LTNS 두 작품에서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것을 보면 감독과 배우와의 케미도 좋아 보이고요.
결론
스토리 연출 메세지 감독 비평가 평론 모든 부분에서 추천하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물론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고 정적인 영화여서인지 인기가 없었고 손익분기점인 10만을 넘지 못했지만 저는 이런 영화가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생작품이었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이 있다면 그리고 호흡이 빠르지 않는 영화도 견디며 볼 수 있는 분이라면 꼭 꼭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